김치의 지역별 특징을 재료·맛·보관법에 따라 지도로 정리

김치 재료 사진

앞서 알아본 내용처럼 한국의 김치는 집집마다 다르지만 지역마다의 특색은 생각보다 분명하게 갈립니다. 저도 예전에는 김치가 그저 배추+양념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아이가 여행지에서 사 온 김치를 먹고 “이건 우리 집 김치랑 왜 이렇게 달라?”라고 묻는 순간부터 관심이 생겼습니다. 그 뒤로 지역 김치를 일부러 사 먹어 보고, 재료표를 비교해 보고, 익는 속도까지 관찰해 보니 차이는 ‘손맛’ 한마디로 끝나는 게 아니라 기후·식재료·보관 환경이 만든 결과였습니다. 그래서 이번 글은 지역별 김치 특징을 지도처럼 정리해 보고 경험을 통해서 얻는 정보까지 추가해서 재료·맛·보관법 차이를 담아 보겠습니다.  

지역별 김치 재료 지도

아이와 여행을 다녀오면 저는 종종 “그 지역에서만 사 올 수 있는 것”을 하나씩 챙깁니다. 지역색이 분명한 음식인 김치도 그중 하나였습니다. 어느 해에는 남쪽 지역 김치를, 또 어느 해에는 동해 쪽 김치를 사 왔더니 아이가 딱 한 입 먹고 “이건 냄새가 더 진해” 혹은 “이건 맵지 않아서 좋아”처럼 정확하게 반응을 하더라고요. 저는 그때부터 김치를 볼 때 맛보다 먼저 ‘무슨 재료가 들어갔는지’부터 확인하기 시작했습니다. 지역 김치의 차이는 재료 구조에서부터 시작됩니다. 한국은 지역별로 바다와의 거리, 기후(춥고 건조/온난 습함), 농산물의 주산지가 다르고, 그 차이가 김치 양념과 부재료에 그대로 반영됩니다. 가장 대표적인 차이가 젓갈(액젓 포함) 사용량과 종류입니다. 남해안과 가까운 지역은 멸치액젓·까나리액젓·새우젓 같은 해산 발효 재료를 비교적 풍부하게 쓰기 쉬웠고, 내륙이나 추운 지역은 젓갈 향을 줄이거나 담백한 방향으로 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또 지역에 따라 배추 외 부재료가 달라집니다. 어떤 곳은 무채를 넉넉히 넣어 시원함을 강조하고, 어떤 곳은 쪽파·갓·부추 같은 향 채소를 더해 향을 키웁니다. 동해안 쪽에서는 오징어·명태 같은 해산물을 넣어 감칠맛을 끌어올린 김치가 알려져 있고, 제주 쪽은 갈치속젓·자리젓처럼 지역 젓갈이 맛의 방향을 잡는 경우가 있습니다. 집마다 다르지만 “젓갈의 성격”이 맛의 인상을 크게 좌우합니다. 지도처럼 한 번에 정리해 보면 북쪽과 중부 지역은 젓갈 향이 상대적으로 약하거나 깔끔한 편, 무·배추 본맛을 살리는 방향이 많고, 남부나 해안 지역에서는 젓갈·해산물로 감칠맛을 깊게, 양념의 밀도와 풍미가 진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동해안 지역의 경우 해산물 부재료(오징어/명태 등)로 감칠맛이 “해산물 방향”으로 선명하고, 제주 지역은 지역 젓갈과 지역 채소 조합으로 향이 독특하게 형성됩니다. 저는 아이가 젓갈 향에 예민한 편이라, 처음에는 “젓갈 적은 김치”부터 주고 반응을 봤습니다. 그 다음에 조금씩 진한 김치를 섞어주니 거부감이 줄어 들긴 했지만 여전히 젖갈 넣은 김치는 좋아하지는 않는 편입니다. 지역 김치의 재료 차이를 알고 비교하면 “우리 집 입맛에 맞는 김치”를 고르는 기준이 생기게 됩니다. 

지역별 김치 맛 지도

아이랑 김치를 먹을 때 제가 가장 자주 듣는 말은 “맵다/안 맵다”가 아니라 “시다/안 시다”, “짭짤해/부드러워” 같은 표현입니다. 저는 예전에는 김치 맛을 ‘매운맛’으로만 판단했는데, 음식의 식감과 맛에 민감한 편인 저희 아이는 훨씬 입체적으로 느끼고 있었습니다. 그걸 계기로 저는 지역 김치를 고를 때도 “이 김치가 어떤 비율로 강한가”를 먼저 생각하게 됐습니다. 지역별 김치 맛 차이는 크게 네 축으로 정리됩니다. (1) 맵기 (2) 염도(짠맛) (3) 감칠맛(젓갈/해산물/발효 향) (4) 시원함(무·배추 수분감, 국물감) 입니다. 같은 배추김치라도 이 네 가지의 비율이 달라지면 완전히 다른 김치처럼 느껴집니다. 지도처럼 정리해 보면 다음 흐름이 이해에 도움이 될거 같습니다. 집집마다 레시피 차이는 조금씩 있지만 남부 쪽 김치의 경우 감칠맛이 진하고 양념 밀도가 높게 느껴질 때가 많고, 젓갈 사용으로 풍미가 깊어지고, 익었을 때 찌개·볶음요리에 가장 좋은편입니다. 중부 쪽 김치는 비교적 균형적인 경향으로 젓갈 향은 과하지 않게, 배추와 무의 시원함이 살아 있는 편이라서 제일 거부감이 적은편입니다. 동해안 김치 스타일은 해산물 부재료가 들어가면 향이 선명하고 감칠맛이 ‘바다 방향’으로 올라오는 느낌으로 발효 과정이 잘 되어 잘 익으면 익을수록 특유의 깊은맛이 생깁니다. 북쪽 지역의 김치는 백김치나 동치미 처럼 맵기보다 시원함과 담백함을 강조하는 편으로 고춧가루를 적게 쓰거나 국물감이 있는 형태가 많아 “부드럽다”는 인상을 줍니다. 제주 김치의 경우 젓갈의 종류가 독특해 향이 분명하게 갈릴 수 있어 잘 맞으면 중독적이지만 낯설면 맛이 강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저는 아이에게 ‘지역 김치’를 설명할 때 어려운 말을 쓰지 않았습니다. 대신 이렇게 말해줬습니다. “김치는 매운맛만 다른 게 아니고, 짠맛이 강한 김치도 있고, 국물처럼 시원한 김치도 있어. 지역마다 재료가 달라서 그래.” 그리고 실제로는 김치를 작은 접시에 두세 가지를 아주 조금씩만 덜어 “시원한 김치, 진한 김치”처럼 별명 붙여 먹어봤습니다. 아이가 놀이처럼 받아들이면서 “이건 밥이랑 먹기 좋고, 저건 찌개에 좋겠다” 같은 말까지 하는 모습에서 음식평론가 같아 웃음이 났습니다. 결국 지역별 김치 맛 지도는 “어느 지역이 더 맛있다”가 아니라, 우리 집이 담백/진한/시원/새콤한 맛 부분에서 어떤 비율을 더 좋아하는지를 찾는 도구로 쓰는 게 가장 실용적일거 같습니다.

지역별 보관·발효 지도

제가 아무것도 모른채 처음 김치를 담궜을때 가장 크게 실수했던 건, “담그면 그 맛이 그대로 유지될 것”이라고 생각했던 점입니다. 어느 겨울, 지역 김치를 넉넉히 사 왔는데 처음엔 아이가 잘 먹다가 며칠 뒤부터 “시어졌어”라며 그 뒤로는 잘 먹지 않던 경험이 있습니다. 그때 경험을 통해 깨달은 것이 김치는 ‘완성품’이 아니라 ‘발효가 계속되는 음식’이고, 지역별 김치가 가진 재료와 염도, 젓갈 사용량에 따라 익는 속도도 달라진다는 걸 좀 더 정확히 알게 되었습니다. 지역별 김치 보관 차이는 결국 기후와 저장 환경에서 출발합니다. 더운 지역은 음식이 빨리 상하기 쉬워 염도와 젓갈로 보존성을 높이거나, 맛의 골격이 단단하게 잡히는 방향으로 발전하기 쉬웠습니다. 반대로 추운 지역은 자연 환경 자체가 냉장 역할을 했기 때문에 비교적 담백한 방향으로도 안정적으로 유지가 가능했습니다. 즉, 지역별 김치는 “그 지역에서 잘 버티는 방식”으로 발전했을 가능성이 큰 것입니다. 현재는 김치냉장고와 냉장 보관이 보편화되면서 지역 차이가 예전만큼 극단적이진 않지만, 여전히 재료 구성에 따라 보관 전략이 달라져야 오래오래 김치의 만족도가 올라갑니다. 젓갈이나 해산물 부재료가 들어간 김치는 향이 익으면서 더 강해질 수 있으니, 처음부터 큰 통에 한 번에 꺼내 먹기보다 소분해서 “지금 먹을 통/익혀둘 통”을 나누는 게 좋습니다. 반대로 담백한 김치인 백김치·동치미 계열의 경우 국물감이 매력이라, 냄새 배임을 줄이려면 밀폐력이 좋은 용기를 쓰고 온도를 낮게 유지하는 게 중요합니다. 저는 아이 입맛에 맞추기 위해 생김치용은 김치냉장고 또는 가장 차가운 구역에 두고, 온도 흔들림 최소화하기 위해 자주 김치통을 열지 않도록 가장 안쪽에 보관했습니다. 찌개용의 경우 일부러 조금 더 익혀도 괜찮은 통으로 따로 보관하고 향이 강한 지역 김치는 처음엔 소분해 “적은 양부터” 테스트하고, 아이 반응에 맞춰 섞어주고 있습니다. 이 방법을 쓰니 “맛이 갑자기 변해서 안 먹는다”는 경우가 확 줄었습니다. 정리하면, 지역별 김치의 보관법 차이는 단순 팁이 아니라 젓갈/염도/부재료와 같은 재료와 기후가 만든 발효 속도의 차이를 이해하는 데서 시작됩니다. 지역 김치를 지도처럼 정리해두면, 구입할 때도 “어떤 맛이 우리 집에 맞는지”뿐 아니라 “어떻게 보관해야 끝까지 맛있게 먹는지”까지 한 번에 결정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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